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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만 사설 쓴 ‘장하나 파문’, 경향신문의 비겁한 침묵은 언제까지?

한국일보만 사설 쓴 ‘장하나 파문’, 경향신문의 비겁한 침묵은 언제까지? 

 

이미 두달 전에도 민주당 대선불복 발언은 쏟아져... “새누리당이 대선불복 타령만” 덮어씌웠던 경향신문, 향후 ‘대선불복’ 입장 밝힐까?

 

박주연 (phjmy9757@gmail.com)

2013.12.09 14:21:57

 

지난 8일 현역 의원 최초로 대선불복 선언을 하고 나온 민주당 비례대표 장하나 의원의 발언 파문이 커지고 있지만 일부 주요 언론은 아직까지 핵심 이슈로 다루지 않고 있다.

9일 오전 인터넷판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에는 장하나 의원 파문 대신 각각 새누리당 손수조 미래세대 전 위원장의 트위터 글과 4대강 사업 관련 훈포장 비판 기사를 메인에 게재했다. 이날자 조중동 메인은 장성택 실각 관련 소식이었다.

좌우 언론 모두 장 의원 파문 관련해서는 사설이나 칼럼으로 다루지 않았다. 워낙 민감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을 염려하거나 계산한 듯, 아직까지는 한 청년 비례대표 의원의 돌출발언 쯤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동안 좌파언론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둘러싼 야당과 좌파진영의 대선불복 행보에 대한 새누리당 비판 반응을 놓고 “또다시 대선불복 타령을 한다”면서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야당은 ‘대선불복’의 뜻이 없는데도 마치 새누리당이 정략적으로 “고정 지지층의 위기감에 호소해 당면한 위기를 모면하려는 얄팍한 술책”을 부리는 것(경향신문, 10월 22일자 사설 <새누리당, 언제까지 ‘대선 불복’ 타령만 할 텐가>)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던 것이다.

그러나 몇 달 전 당시에도 민주당의 명확한 대선불복성 발언은 줄지어 터져 나왔었다. 3선 중진의원인 설훈 의원은 “선거 결과를 승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지원 의원 역시 “국정원, 군·국가보훈처의 총체적 부정선거이고, 이렇게 많은 불법을 저질렀는데도 새누리당에서는 '그 댓글 몇 개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것으로 호도하고 있다”며 “우리는 선거 문제에 대해서도 이제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대표는 트위터 글을 통해 “국가기관이 불법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이것이 부정선거가 아니면 무엇이 부정선거란 말이냐”고 가세했다. 당시에도 민주당 핵심 의원들이 잇달아 “선거 결과에 승복할 수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다.
주요 조간신문 중 유일하게 장하나 의원 발언 민주당 입장 묻는 사설을 쓴 한국일보
 
                        “좌파언론, 실제로는 대선불복 여론 선동하면서도 대선불복 결과 역풍 두려워해”

이런 전례로 볼 때 장하나 의원의 공식 대선불복 선언은 민주당 초선 의원 한명의 갑작스런 돌출발언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민주당 전반에 퍼져있는 대선불복 심리가 이제야 공식화하는 물꼬를 튼 셈이다. 현재 새누리당은 장 의원 대선불복 발언 뒤에 민주당 차원의 뜻이 담겨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8일 장하나 의원 성명 발표와 관련, “장 의원의 성명발표는 장 의원의 개인생각일 뿐”이라며 “당 소속의원이 당의 입장과 다른 개인적 입장을 공개 표명하는 것에 대해서 유감스럽다”고 선을 그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자유언론인협회 김승근 미디어위원장은 “대선불복과 관련해 민주당과 좌파언론이 그동안 한 입으로 두말하며 이중 플레이를 해온 것이다. 실제로는 정략적으로 대선불복 여론 선동에 집중해왔으면서도 한편으론 대선불복 프레임으로 역풍 맞을까 두려워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이제 언론도 솔직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무턱대고 대선불복 논리만 들이댄다’는 공작을 멈추고 정직하게 대선불복 주장을 펼쳐야 한다. 그게 국민과 독자를 기만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지난 10월 새누리당이 대선불복 타령만 한다고 사설을 통해 주장했던 만큼 장하나 의원 대선불복 공식선언이 나온 이상 언론사로서 정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장 의원 파문에도 9일 메인 기사로 손수조 의원의 새누리당 비판 기사를 건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몰이라는 정략적 계산에만 급급해 보일 뿐이다.

8일 장하나 의원 대선불복 선언을 계기로 민주당의 모호하고 부정직한 태도를 겨냥해 질문을 던진 언론으로서는 오히려 한국일보가 돋보였다.

한국일보는 9일 사설 ‘"대선 불복" 민주당 명확한 입장은 무엇인가’를 통해 장 의원 발언의 논리적 취약성과 부적절함을 지적하면서 “민주당은 "장 의원 개인 생각일 뿐"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장 의원의 돌출행동은 부정 선거와 대선 불복 사이에서 애매한 자세를 보여 온 당 지도부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일보는 “문재인 의원도 최근 출간한 저서에서 "선거에서 진 것이 그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공정하지 못한 선거였다"고 주장해 대선 불복 논란을 빚은 바 있다”며 “민주당은 차제에 대선 불복 문제에 대해 분명하고도 확실하게 선을 그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등 야당과 좌파진영은 온오프 상에서 사실상 대선불복성 발언과 행동을 직접 실천하고 있는 형국이다. 장 의원 발언으로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 등은 더 이상 “새누리당이 대선불복 타령만 하고 있다”고 새누리당에 덮어씌우기도 힘들어졌다. 언론으로서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할 시점이다.

 

Source: independ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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