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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25세 박인비, 한국골프 25년 꿈을 이루다

25세 박인비, 한국골프 25년 꿈을 이루다

 

민학수 기자

2013.11.19 03:02

 

[한국 선수 최초로 LPGA '올해의 선수' 수상 확정]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4위 오르며 페테르센 추격 '물거품' 만들어
"올해 어떤 순간보다 기쁘고 행복… 내년엔 그랜드슬램 달성하고 싶어"

"올해 가장 기쁜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행복해요."

시즌 6승을 거두었던 박인비(25)는 18일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4위를 하고도 올해 들어 가장 기쁜 순간이라고 했다. 지난 4개월간 부진한 사이 턱밑까지 추격했던 수잔 페테르센(32·노르웨이)을 제치고 올해 최대 목표로 삼았던 '올해의 선수'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이날 멕시코 과달라하라골프장(파72·6천626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페테르센과 동반 플레이를 펼치면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4위에 올랐다. 2타를 줄인 페테르센은 박인비에 1타 뒤진 공동 5위(10언더파)였다. 우승은 렉시 톰슨(미국·15언더파), 2위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14언더파), 3위는 유소연(13언더파)이었다.

 
박인비는 18일 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올해의 선수’를 확정하고 나서 “한국 선수 최초로 이 상을 받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며 기뻐했다. 사진은 지난 7월 US여자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을 이룬 박인비가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Getty Images 멀티비츠

 

이번 대회 4위에 오른 박인비는 올해의 선수 포인트 7점을 추가하며 297점을 기록, 페테르센(258점)을 39점차로 앞섰다.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대회에서 페테르센이 우승해 30점을 추가하더라도 역전이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것이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는 대회마다 1위부터 10위까지 점수가 차등으로 주어진다. 일반 대회는 우승 30점, 2위 12점, 3위 9점, 4위 7점을 받는 식으로 순위가 낮을수록 포인트도 낮아져 10위는 1점을 받는다. 메이저 대회는 순위별로 배(倍)의 점수가 주어진다. 박인비는 메이저 대회 3승으로 180점, 일반 대회 3승으로 90점, 톱10 4회로 27점을 받았다.

박인비는 "그동안 한국 선수 중 '올해의 선수' 수상자가 없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불가사의한 일"이라며 "이제 첫걸음을 뗐으니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이 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필사적인 자세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2주 전 미국 LA로 건너가 1주일 동안 트럼프내셔널골프장에서 연습을 했고, 현지 시각으로 일요일인 10일 대회장으로 건너가 곧바로 연습 라운드를 돌았다. 드라이버 샤프트 무게를 5g 정도 줄인 55g으로 가볍게 하고, 퍼터 무게는 약간 무겁게 하는 등 컨디션에 맞춰 클럽을 준비했다. 박인비는 이날 4라운드에서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257야드에 페어웨이 적중률 100%를 기록했다. 15개 홀에서 레귤러 온을 할 정도로 아이언샷도 좋았다. 퍼트(31개)가 아쉬웠다. 퍼트 수만 평소의 27개 안팎이었다면 우승도 가능한 수준의 플레이를 펼쳤다.

 

박인비는 "US여자오픈 우승 때까지만 해도 너무나 모든 게 쉽게 이뤄질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오히려 이렇게 꿈을 이루게 돼서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박인비는 "쉽지 않겠지만 내년에는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1988년 구옥희가 미국 무대에서 첫승을 거둔 이후 LPGA 투어에 진출한 한국 여자 선수들은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유독 올해의 선수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해의 선수는 1966년 제정 이후 '골프 여제'라 불리는 당대 최고 선수들의 차지였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여자 골프를 지배했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역대 최다인 통산 8차례 타이틀을 안았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4년 연속 수상했다.

한국 선수들이 여러 차례 수상했던 상금왕(신지애·최나연·박인비)과 최저타수상(박세리·박지은·최나연·박인비), 신인상(박세리·김미현·한희원·안시현·이선화·신지애·서희경·유소연)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박세리가 전성기를 달리던 시절에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캐리 웹(호주)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09년 상금왕과 신인상을 차지했던 신지애는 오초아에게 1점 차이로 역전을 당하면서 올해의 선수 2위에 머물렀던 아쉬운 기억이 있다.

지난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차지했던 박인비가 두 부문에서 2연패를 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상금 랭킹 1위를 달리는 박인비(239만3513달러)와 2위 페테르센(228만4326달러)의 차이는 10만9187달러다.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대회(총상금 200만달러)에는 우승 상금 70만달러가 걸려 있어 3위 스테이시 루이스(189만4630달러)도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최저타수상 부문에서는 루이스(69.48타), 페테르센(69.59타), 박인비(69.90타)가 1~3위를 달리고 있다.

 

Source: wapl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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